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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반쯤 만든 제품이 스타트업을 망치는 방식"
published: 2026-07-03T08:23:32.000Z
canonical: https://jeff.news/article/4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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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쯤 만든 제품이 스타트업을 망치는 방식

오븐 스타트업 우화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초기 제품, 영업 약속, 투자자용 시장 크기, 기술 부채가 어떻게 한 팀을 갈아 넣는지 보여주는 글이다. 완성도 낮은 핵심 기능을 고치기 전에 고객별 기능을 계속 붙이면, 제품은 좋아지는 게 아니라 점점 아무도 이해 못 하는 덩어리가 된다.

## 완벽한 계획은 있었는데, 제품은 반쯤 익어 있었음

- 한 창업자가 스페인 오븐 시장을 보고 기가 막힌 계산을 함. 피자집, 빵집, 제과점 시장의 10%만 먹으면 억만장자가 될 수 있다는 그림임.
  - 엑셀에서 10%는 늘 작아 보임. 문제는 현실에서 그 10%가 그냥 숫자가 아니라, 각자 다른 공정과 리스크를 가진 고객이라는 점임.
  - 창업자는 투자자 설득을 잘했고, 더 효율적인 오븐을 만들겠다는 계획으로 MVP를 만들 돈을 확보함.

- 오븐을 실제로 만들 엔지니어도 합류함. 그는 대기업에서 10년 동안 오븐을 만들었고, 이탈리아 오븐 포럼에서 하루 종일 논쟁할 정도로 진심인 사람임.
  - 창업자는 그에게 지분 20%와 “꿈의 오븐을 만들 자유”를 약속함.
  - 낮은 연봉보다 중요한 건, 드디어 자기 방식대로 완벽한 오븐을 만들 수 있다는 기대였음.

- 두 달 만에 MVP가 나옴. 밀가루, 이스트, 물의 양을 입력하면 오븐이 알아서 굽는 시간을 계산해 멈추는 기능이 핵심임.
  - 이론상으론 멋짐. 실제로는 빵이 타고, 케이크가 덜 익고, 피자가 계속 탐.
  - 그래도 3번 중 1번은 완벽하게 나왔고, 창업자는 “프로토타입인데 이 정도면 가능성 있다”는 스토리로 500만 유로를 투자받음.
  - 아무도 그 5명의 초기 고객이 다시 살지 묻지 않았다는 게 포인트임.

## 시장 전체를 노리겠다는 약속이 제품 선택지를 없앰

- 엔지니어링 쪽에서는 곧 현실을 깨달음. 케이크, 피자, 빵을 모두 잘 굽는 알고리즘은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음.
  - 반죽마다 열 반응이 다르고, 굽는 방식도 다름.
  - 실패율을 3분의 2에서 3분의 1까지 낮추긴 했지만, 개선 한 포인트마다 비용이 두 배씩 늘어남.

- 그런데 중요한 발견이 나옴. 빵, 케이크, 피자 중 하나를 포기하면 실패율이 5%까지 내려감.
  - 엔지니어는 “시장 하나를 포기하고 제대로 작동하는 제품을 만들자”고 제안함.
  - 창업자는 거절함. 투자자에게 스페인 전체 오븐 시장의 10%를 먹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임.
  - 이건 단순한 욕심만은 아님. 이미 큰 시장을 전제로 돈을 받았기 때문에, 이제는 어떤 약속을 깨느냐의 문제가 됨.

> [!IMPORTANT]
> 여기서 제품의 운명이 거의 정해짐. 작게 잘 되는 제품으로 좁힐 기회를 놓치고, 크게 안 되는 제품을 계속 밀어붙이게 됨.

## 영업은 아직 없는 제품을 팔고, 개발은 현실을 메움

- 소규모 빵집은 오븐을 쉽게 바꾸지 않음. 효율 15%가 좋아 보여도, 새 오븐이 실패하면 내일 팔 빵이 없어지는 게 더 큰 문제임.
  - 후안의 빵집은 옆집 마놀로가 먼저 바꾸면 따라갈 수 있음.
  - 그런데 마놀로도 똑같이 생각함. 그래서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 균형이 생김.

- 반면 대기업 고객에게 효율 15%는 연간 수백만 유로 절감으로 보일 수 있음. 그래서 피자 체인인 페페피자와 대형 계약 기회가 생김.
  - 창업자는 본사까지 찾아가고, 관계를 만들고, 결국 500대 초기 물량 이야기를 따냄.
  - 문제는 페페피자가 원하는 오븐이 기존 제품과 다르다는 거임. 특정 크기, 맞춤형 주방, 회전 받침대가 필요했음.

- 영업은 “문제없다”고 답함. 개발팀은 그제야 요구사항을 봄.
  - 알고리즘은 피자도 간신히 처리하는 수준임.
  - CAD 설계는 표준 크기에 맞춰 5개월 동안 최적화돼 있었음.
  - 회전 받침대는 오븐 포럼에서도 논의된 적 없는 영역임. 엔지니어 입장에선 거의 외계 기술 취급임.

- 엔지니어는 5개월이 필요하다고 말함. 하지만 3주 만에 페페피자용 프로토타입이 나옴.
  - 주말과 밤을 갈아 넣은 결과임.
  - 크기는 맞췄지만 알고리즘은 여전히 불안정함.
  - 회전 받침대는 “몇 달 뒤 추가 기능으로 제공”한다고 약속하고 넘어감.

## 버튼은 늘어나는데, 핵심 문제는 그대로 남음

- 영업팀은 한 가지를 배움. 지금 있는 오븐을 팔면 안 팔리지만, 6개월 뒤 있을 오븐을 팔면 계약이 된다는 것임.
  - 계약 시점에 커미션은 지급됨.
  - 그다음에 기능을 실제로 만드는 건 다른 팀의 문제임.
  - 회사도 당장 오븐 판매보다 다음 투자 라운드에 의존하고 있으니, 영업 약속은 회사의 생명줄이 됨.

- 그래서 촛불 버튼 같은 기능 요청이 들어오기 시작함. 생일 케이크 고객을 잡으려면 촛불 기능이 필요하다는 식임.
  - 창업자는 “그냥 버튼 하나잖아”라고 생각함.
  - 엔지니어는 페페피자 대응으로 생긴 잔해도 못 치웠지만 결국 수락함.
  - 실제로 이 버튼 덕분에 월 2대 더 팔린다고 영업은 믿음. 다만 버튼 없이도 팔렸을지는 아무도 모름.

- 이후 벽난로 연결, 웨딩 케이크 기능, 라마단 모드까지 들어옴. 모두 만들어짐.
  - 어느 순간 팀은 좋은 오븐을 만드는 걸 멈추고 버튼을 추가하는 조직이 됨.
  - 이 결정은 회의에서 명시적으로 내려진 게 아님. 티켓 하나씩 처리하다 보니 그렇게 된 거임.

- 새 버튼 하나는 이전 버튼들과 공존해야 해서 점점 오래 걸림.
  - 촛불 버튼은 3일 걸렸음.
  - 벽난로 기능은 1주일 걸렸음.
  - 최근 기능은 3주가 걸림.
  - 엔지니어가 느려진 게 아니라, 제품 내부 조합 폭발이 시작된 거임.

- 하지만 고객이 떠나는 진짜 이유는 여전히 첫날 문제였음. 빵과 케이크가 10% 확률로 탐.
  - 제빵사에게 10번 중 1번 배치가 망가지는 오븐은 사업 리스크임.
  - 고객지원팀은 해지하려는 고객에게 최신 버튼을 제안하지만, 빵이 타는 사람에게 라마단 모드는 아무 위로가 안 됨.

## 두 번째 우선순위는 영원히 안 끝남

- 페페피자가 결국 묻기 시작함. “회전 받침대는 어디 있냐”고.
  - 그 티켓은 칸반 보드에 한 달 반 동안 있었음.
  - 매주 촛불 버튼, 벽난로 기능, 라마단 모드 같은 일이 앞으로 끼어듦.
  - 회전 받침대는 항상 두 번째 우선순위였고, 두 번째 우선순위는 실제로는 안 끝나는 우선순위였음.

- 창업자는 다음 2주 동안 회전 받침대에 집중하자고 선언함.
  - 엔지니어는 리팩터링, 통합, 버튼과 구획을 다루는 추상화 계층이 먼저 필요하다고 말함.
  - 마리오는 휴가가 예정돼 있었고, 루이지는 이미 몇 주째 상태가 나빠 보였음.
  - 창업자는 이해한다고 했지만, “스타트업은 피와 땀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2주를 줌.

- 2주 뒤 회전 받침대는 나오긴 함. 하지만 특수 버튼 조합 3개가 필요하고 다른 모드들과 호환되지 않음.
  - 페페피자에 설치됨.
  - 답변은 “시계 방향으로 안 돈다. 우리는 기존 대기업 오븐으로 간다”였음.
  - 제품팀 어디에서도 “시계 방향 회전”이 핵심 요구사항으로 전달되지 않았음.

> [!WARNING]
> 가장 비싼 실패는 고객을 잃는 게 끝이 아님. 그 고객을 위해 급하게 넣은 설계 변경은 고객이 떠난 뒤에도 제품 안에 계속 남음.

## 사람도 제품도 조용히 망가짐

- 한 달 뒤 마리오는 회사를 떠남. 경쟁사로 간 것도 아니고, 더 좋은 조건을 찾은 것도 아님.
  - 그냥 휴가를 얻는 유일한 방법이 퇴사였음.
  - 회고에서는 이 일이 “배운 점”으로 기록됨.

- 루이지는 남아서 촛불 버튼을 유지보수함. 어느새 그게 그의 전문 분야가 됨.
  - 누가 그렇게 정했는지는 아무도 기억 못 함.
  - 이탈리아 포럼에서는 루이지가 5개월 동안 글을 안 올린다고 묻기 시작함.
  - 스탠드업에서 그는 매일 “막힌 것 없음”이라고 말하고, 모두 다음 사람으로 넘어감.

- 6개월 뒤 회사는 아직 살아 있음. 정확히는 8개월치 현금이 남아 있고, 투자자용 자료에서 “오븐”이라는 단어는 사라짐.
  - 이제 제품은 “지능형 제빵 플랫폼”이 됨.
  - 엔지니어도 떠남. 소리 지르거나 폭로 글을 쓴 게 아니라, 어느 날 회의에서 논쟁을 멈췄고, 한 달 뒤 출근을 멈췄고, 세 줄짜리 작별 메일을 남김.

- 창업자는 결론을 내림. 계획은 문제가 없었고, 실행이 문제였다고.
  - 그래서 새 엔지니어를 찾음.
  - 이번엔 지분 5%를 제안함. 이미 희석이 있었기 때문임.
  - 새 엔지니어는 또 대기업 오븐에 지친, 오븐 포럼에서 논쟁하던 젊은 인재임.
  - 포럼의 누군가가 “회전 받침대는 첫날부터 지원해라”고 경고하지만, 그는 웃음. “누가 오븐에 회전 받침대를 쓰냐”는 식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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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술 맥락

- 이 글에서 제일 중요한 선택은 “모든 시장을 조금씩 노릴 것인가, 한 시장에서 제대로 작동할 것인가”예요. 실패율 33%짜리 범용 제품보다 실패율 5%짜리 좁은 제품이 더 좋은 선택일 수 있었던 이유는, 고객에게는 기능 범위보다 신뢰성이 먼저였거든요.

- 기술 부채가 무서운 이유는 코드 품질 얘기만이 아니에요. 촛불 버튼 하나는 작아 보여도, 기존 알고리즘, 열 설계, 고객별 모드와 같이 움직여야 해서 다음 기능의 비용을 계속 밀어 올려요. 그래서 “이번 한 번만”이 반복되면 제품 구조 자체가 영업 약속의 로그처럼 변해요.

- 페페피자 계약은 엔터프라이즈 영업에서 자주 생기는 함정이에요. 큰 고객은 매출을 한 번에 바꿔주지만, 그 고객의 특수 요구사항이 제품의 기본 설계와 충돌하면 회사 전체 로드맵을 사실상 인질로 잡아요.

- 회전 받침대의 핵심 요구사항이 “시계 방향”이라는 사실이 빠진 것도 단순 커뮤니케이션 실수가 아니에요. 요구사항이 영업, 창업자, 백로그를 거치는 동안 기술적으로 검증 가능한 형태로 고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팀은 열심히 만들고도 고객이 원하는 걸 만들지 못한 거예요.

## 핵심 포인트

- 초기 제품이 3분의 1은 성공한다는 이유로 투자를 받지만, 고객이 다시 살지는 아무도 묻지 않는다
- 전체 시장을 노린다는 투자자 약속 때문에 더 작고 잘 되는 제품으로 좁히지 못한다
- 영업은 아직 없는 기능을 팔고, 개발팀은 핵심 알고리즘 대신 버튼과 예외 처리를 쌓는다
- 항상 두 번째 우선순위였던 핵심 요구사항은 끝내 제때 구현되지 않고, 가장 중요한 고객을 잃는다

## 인사이트

이 글의 무서운 점은 악당이 없다는 거다. 창업자도, 영업도, 엔지니어도 각자 자기 자리에서 합리적으로 움직이는데, 시스템 전체는 제품을 망치는 방향으로 굴러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