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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에 만든 아웃라이너를 DOSBox에서 직접 써봤는데, 50년이 지나도 이 장르는 왜 완성이 안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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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Dave Winer가 만든 최초의 아웃라이너 ThinkTank을 DOSBox에서 직접 테스트한 회고 리뷰. ThinkTank에서 시작해 MORE, GrandView, OPML, Drummer까지 50년간 이어진 아웃라이너 역사를 추적하며, 현대의 수십 가지 PKM/아웃라이너가 난립하는 이유를 탐구함. 결론은 인간의 사고방식 자체가 계속 변하기 때문에 어떤 아이디어 프로세서도 궁극적 승리자가 될 수 없다는 것.

  • 1

    Dave Winer가 1979년 Apple에 아웃라이너를 제안했으나 거절당하고, 1983년 ThinkTank을 Apple II용으로 $150에 출시

  • 2

    트리 데이터 구조를 시각적 편집 도구로 표면화한 최초의 소프트웨어로, 이후 DOS/Mac/Apple III 등 멀티 플랫폼으로 확장

  • 3

    DOSBox 테스트 결과 초기 아이디어 캡처에는 유용하나 키보드 단축키 비일관성 등 UI 마찰로 플로우 스테이트 도달 불가

  • 4

    개발자용으로 만들었으나 작가들이 채택한 반전, 이후 50년간 Winer 본인이 계속 아웃라이너를 개발 중

  • 5

    Logseq, Roam, Workflowy 등 수십 개의 현대 아웃라이너/PKM이 존재하지만 사고방식의 변화로 궁극적 승자는 없을 것이라는 결론

탄생과 역사

  • 1979년 Dave Winer가 Apple에 아웃라이너 개념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함. 이후 Living Videotext를 설립하고 VisiText를 ThinkTank으로 리브랜딩해 1983년 Apple II용으로 $150에 출시
  • ThinkTank은 이후 DOS($195), Mac 128K($145), Mac 512K($245), Apple III($150), Data General/One($135)까지 거의 모든 플랫폼으로 포팅됨. 2025년 물가 기준으로 환산하면 DOS 버전이 $610 수준
  • Winer의 아웃라이너 여정은 무려 50년에 걸침: ThinkTank → MORE → Symantec 인수 → GrandView → Frontier → OPML → Drummer → Electric Drummer(2022). 같은 사람이 반세기 동안 같은 문제를 붙잡고 있다는 게 대단하면서도 좀 무섭기도 함
  • 1987년 Microsoft가 Living Videotext 인수에 관심을 보였으나 결국 Forethought(PowerPoint)를 사는 쪽을 택했고, Symantec이 대신 인수함. 역사의 분기점

핵심 개념: 트리 구조를 눈에 보이게

  • ThinkTank의 핵심은 컴퓨터 과학의 트리 데이터 구조(tree data structure)를 시각적 편집 도구로 표면화시킨 것. 지금은 파일 탐색기 목록 보기에서 당연하게 쓰는 그 구조를 1983년에 소프트웨어 UI로 구현한 것임
  • 헤더 입력 후 좌우 화살표로 들여쓰기 조절, + 기호는 하위 데이터 있음, - 기호는 없음을 표시. "폴딩(folding)"으로 트리 단위를 접고 펼 수 있어서 복잡한 프로젝트를 시각적으로 단순화 가능
  • "hoisting" 기능으로 특정 헤더 레벨만 줌인해서 볼 수 있고, "cloning"으로 헤더 간 양자 링크(& 기호)를 만들어 한쪽 수정이 모든 클론에 반영되는 기능도 있었음. 1983년 소프트웨어치고는 꽤 진보적

DOSBox에서 직접 써본 후기

  • 저자가 DOSBox-X에서 ThinkTank v2.41NP를 직접 테스트. 실행 파일 이름이 think가 아니라 tank인 것부터 의아함
  • UI 마찰이 상당함: 확장/축소에 키가 3개(+, -, F8)나 필요하고, 각각 동작이 미묘하게 다름. 키보드 단축키가 거의 랜덤에 가깝고, verb-first(동작→대상)와 noun-first(대상→동작) 패턴이 혼재
  • "mark and gather" 시스템이 독특함. TAB으로 헤더를 마킹하고, 마킹된 항목들을 "gathered outlines"라는 새 그룹으로 모아서 재배치하는 방식. 현대 소프트웨어의 "선택 후 이동"과 비슷하지만 훨씬 번거로움
  • 내장 워드프로세서(F5)가 있지만 맞춤법 검사도 없고, 서식도 탭과 스페이스바가 전부. 1983년 BYTE 리뷰어도 "편집이 너무 번거로워서 다른 워드프로세서로 갈아탔다"고 했을 정도
  • 240페이지 매뉴얼에 388페이지짜리 별도 안내서까지 있는데, ESC 키 하나의 동작 방식만 해설하는 별도 섹션이 있을 정도로 복잡함

아웃라이너라는 장르의 딜레마

  • 저자의 핵심 결론: 초기 아이디어 캡처에는 좋지만 플로우 스테이트(flow state)에 도달하지 못함. 도구 조작에 신경 쓰느라 정작 떠오른 아이디어를 놓치는 아이러니
  • Winer는 원래 개발자용으로 만들었는데 개발자들은 거부하고 오히려 작가들이 달려들었다는 재밌는 반전. 결국 작가 니즈에 맞춰 발전시킴
  • 저자가 나열한 현대 아웃라이너/PKM 목록이 끝이 없음: Logseq, Roam, OmniOutliner, Workflowy, Dynalist, Scrivener, DevonThink, Tinderbox, Bear, Heptabase, Joplin, Craft, Emacs org mode, VimOutliner 등등. "제대로 된 아웃라이너를 만들겠다!"는 개발자의 충동이 이 장르를 끝없이 재생산하고 있음
  • 철학적 포인트가 인상적임: 어떤 아이디어 프로세서도 궁극적으로 "승리"할 수 없음. 우리의 사고방식 자체가 시간에 따라 변하기 때문. "수은으로 조각하려는 것 같다"는 비유가 정확함
  • r/PKMS 서브레딧에 주간 1.7만 명이 방문하며 "최고의 PKM 워크플로우"를 찾아 헤매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 장르의 영원한 미완성을 증명함

데이터 내보내기

  • DOSBox-X에서 저장한 파일은 호스트 OS 파일시스템에 직접 접근 가능. ThinkTank의 "port" 기능으로 formatted(소수점 번호), wordprocessor(WordStar 호환 텍스트), structured(.HEAD 마커) 세 가지 형식으로 내보내기 가능
  • structured 형식은 .HEAD 1 +, .HEAD 2 - 같은 규칙적 마커를 사용해서 Python으로 Markdown 변환 자동화가 가능하긴 함

50년간 같은 문제를 풀려는 시도가 반복된다는 것 자체가 이 장르의 본질을 말해줌. 아웃라이너/PKM 시장이 계속 팽창하는 건 도구의 부족이 아니라 인간 사고의 비정형성 때문이라는 통찰이 흥미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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