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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이도의 몰락, 그리고 중국이 립스틱에도 산업정책을 적용한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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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이도의 153년 역사상 최대 적자(520억 엔)를 분석. 중국 리스크와 드렁크 엘리펀트 인수 실패를 분리해서 봐야 하며, 중국 정부가 화장품에까지 18개 부처 협조 산업정책을 적용하는 현실이 모든 업종에 시사점을 줌.

  • 1

    시세이도 520억 엔 적자 중 90%가 드렁크 엘리펀트 영업권 손상

  • 2

    중국 18개 부처가 화장품 고급 브랜드 육성 정책 공동 발표

  • 3

    유니클로, 도요타도 중국에서 같은 패턴으로 하락 중

  • 4

    2024년 중국 신규 화장품 원료 90개 등록 — 2004-2020년 16년간 14개와 비교

  • 5

    교훈: 중국이 당신 업종에 산업정책을 갖고 있다고 가정하라

시세이도의 몰락: "메이드 인 재팬" 프리미엄의 한계

  • 시세이도가 2023년 153년 역사상 최대인 520억 엔 적자를 기록함. 액티비스트 투자자들이 8.3% 지분을 확보했고, 싱가포르·한국 혁신센터 폐쇄, 3차례에 걸쳐 2,000명 해고
  • 2017년엔 상황이 정반대였음. 약 1,385억 엔을 일본 제조 시설에 투자하고, 2018년에는 매출 1조 엔을 3년 일찍 달성. 중국 매출 20.1% 성장, 주가는 2014년 1,500엔에서 8,000엔 이상으로 5배 뛴 시절
  • 경쟁사 카오(Kao)는 정반대 전략을 택함 — 중국 진출을 조심스럽게, 노출도 최소화. 호황기에는 시세이도에 크게 밀렸지만 붕괴기에도 치명타를 피함. 재미있는 건 카오가 2024년부터 공격적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것
  • 시세이도의 베팅이 사전적으로 틀렸냐 vs 결과적으로 운이 나빴냐는 구분이 중요함.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2023), 궈차오(国潮) 민족주의의 부상, 코로나 이후 중국 소비 행태 변화 — 이건 2017년에 예측 불가능했음

중국의 산업정책은 립스틱도 가만 안 둠

  • 외국 기업이 중국에 진출 → 현지 경쟁사를 키워줌 → 포지션을 뺏김. 이 사이클이 반복됨. 하버드 연구에 따르면 합작법인 모델의 품질이 1 표준편차 올라가면, 연관 중국 기업도 0.098 표준편차 개선됨. 지식 이전의 54%가 인력 이동과 공급망 겹침에서 발생
  • 진짜 충격적인 건 중국 정부가 화장품에도 산업정책을 적용한다는 거임. 2020년 6월 화장품 감독관리조례(CSAR) 발표, 2021년 시행. 효능 주장에 과학적 근거를 의무화 — 소비자 보호가 아니라 중국 스킨케어 품질을 끌어올리기 위한 산업정책
  • 2022년에는 시장감독총국 포함 18개 중앙정부 부처가 공동으로 화장품 고급 브랜드 육성 계획을 발표함. 18개 부처가 립스틱에 대해 협의한다는 거임
  • 광저우시는 중국 화장품 원료 디렉토리에 최초 등록되는 신규 성분에 최대 100만 위안 보조금 지급, 기업당 연간 500만 위안 한도. 베이징에도 신규 원료 혁신 보상 프로그램이 있음
  • 2024년에 신규 화장품 원료 90개가 등록됨. 2004~2020년 사이 16년간 승인된 게 14개였다는 걸 생각하면 어마어마한 속도

중요

> 중국 정부가 마스카라를 다른 나라가 반도체를 다루는 것과 같은 수준으로 관리함. 아이섀도 혁신에 토지 보조금, 페이스크림에 "신질생산력(新质生产力)" 정치 구호를 적용. 히알루론산 만드는 회사가 합성생물학 플랫폼 투자를 당 승인 용어로 포장하는 수준

  • PROYA가 대표 사례임. 2024년 매출 107.8억 위안, R&D에 21억 위안 투자 계획, 229개 특허 보유, 파리 연구센터 운영. 중국 로컬 브랜드들의 매출 대비 R&D 비율은 3.5% 이상으로 외국 브랜드(1.5~3.5%)를 넘어섬

후쿠시마와 연쇄 붕괴

  • 2023년 8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일본 화장품이 하루아침에 정치적으로 의심받게 됨. 웨이보 불매 캠페인이 수억 뷰를 기록
  • 유니클로도 예외가 아니었음 — 2025 회계연도 상반기 중국 매출 4% YoY 감소, 영업이익 11% 하락, 사상 첫 매장 수 축소. 야나이 타다시 회장이 "모든 매장이 똑같이 운영되는 게 근본 문제"라고 인정
  • 도요타 중국 판매량은 2024년 상반기 13.7% 감소, 연간 6.9% 감소, 2025년 11월에는 12.1% YoY 하락. 부품 공급업체가 "생존 싸움"이라고 표현할 정도. 일본 자동차 업체 합산 중국 시장 점유율이 2020년 약 23%에서 2025년 15% 미만으로 추락
  • 2012년 정점 이후 1,000개 이상의 일본 기업이 중국을 떠났고, FDI는 2021년 3,441억 달러에서 2024년 450억 달러로 급감

자충수: 드렁크 엘리펀트 인수 재앙

  • 520억 엔 적자의 약 90%인 468억 엔이 드렁크 엘리펀트(Drunk Elephant) 영업권 손상임. 2019년에 8.45억 달러에 인수한 미국 "클린 뷰티" 브랜드인데, 2025년 매출이 YoY 40% 이상 급락해서 일본 시장에서 완전 철수
  • 시세이도의 M&A 묘지는 이것만이 아님. 2010년 베어에센셜(bareMinerals, BUXOM)을 19억 달러에 인수, 2016년 로라메르시에 추가, 2021년에 세 브랜드 전부 7억 달러에 매각. 인수가의 1/3도 못 건진 것
  • 중국 리스크를 빼고 보면, 교훈은 "시세이도는 인수합병을 못한다"임. 지정학적 리스크와 실행 실패를 분리해서 봐야 함 — 전자는 피하기 어렵지만 후자는 충분히 피할 수 있었음

💡

> 유니클로의 교훈: 20년간 미국 시장을 매장 하나씩 유기적으로 성장시킴. 2005년 뉴저지 교외 쇼핑몰 3개점이 1년 만에 폐점하는 실패도 겪으면서. 중국이 흔들렸을 때 인수로는 복제 불가능한 대체 시장이 있었음

핵심 교훈

  • 내수 시장은 "레거시 부담"이 아니라 전략적 자산임. 시세이도의 일본 사업이 붕괴 중에도 회사를 살려놓음
  • 국가 브랜드는 인프라임. "메이드 인 재팬" 프리미엄이 중국 산업정책이 대안을 만들어내면서 침식됨
  • 중국이 당신 업종에 산업정책을 갖고 있다고 가정하라. 5개 부처가 보습제에 대해 협의하는 나라에서 안전한 업종은 없음
  • 차이나 붐은 끝났고, 남은 건 쉬운 성장이 사라진 세계에서 지속 가능한 경쟁 포지션을 구축하는 어려운 작업뿐임

지정학적 리스크와 실행 실패를 분리하는 프레임이 핵심. 차이나 사이클 자체는 피하기 어렵지만, 시세이도의 M&A 실패는 충분히 피할 수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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