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건너뛰기
피드

좋은 논픽션 책이야말로 AI 잡글의 정반대라는 이야기

general 약 9분
vote
0
댓글
북마크

저자는 대학 도서관 서가 정리 아르바이트 경험을 출발점으로, 잘 선별된 논픽션 책이 구글 검색이나 AI 챗봇보다 훨씬 깊은 지적 탐색을 제공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주요 논픽션 상 후보작과 수상작 약 6,500권을 모은 무료 검색 플랫폼을 만들었고, 여기서 AI는 글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좋은 책을 찾는 검색 도구로 쓰인다.

  • 1

    저자는 도서관의 분류 체계와 사서의 선별이 만든 '우연한 발견'이 구글 검색보다 훨씬 좋은 학습 경험이었다고 봄

  • 2

    주요 영어권 논픽션 상의 후보작과 수상작을 모아 약 6,500권 규모의 검색 가능한 색인을 만듦

  • 3

    Claude Code와 GPT-5.6은 데이터 수집과 구현에 쓰였고, 핵심 기능은 임베딩 기반 의미 검색임

  • 4

    의미 검색은 '현대 프랑스' 같은 키워드뿐 아니라 '묘하게 이상한 고전 전기' 같은 느낌 기반 검색도 가능하게 함

  • 5

    저자는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논픽션의 품질이 정점에 가까웠을 가능성을 제기함

도서관 서가에서 시작된 이야기

  • 저자는 대학 1학년 때 도서관 서가 정리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이게 의외로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지적 경험 중 하나였다고 함

    • 맡은 구역은 미국 의회도서관 분류법 기준 A부터 F까지였고, 주로 종교, 철학, 사회학, 역사 책이 꽂혀 있던 구역
    • 일 자체는 책 라벨을 보고 제자리에 꽂는 걸 한 근무마다 1,000번쯤 반복하는 꽤 지루한 일이었음
  • 지루함을 피하려고 저자는 책을 꽂기 전에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임의의 문장 하나를 읽기 시작함

    • 대부분은 헝가리 클래식 음악 평론가나 볼리비아 농업 통계 같은 데서 바로 흥미가 식었음
    • 그런데 어떤 책은 헬레니즘 시대 신비 종교, 헨리 애덤스의 교육, 현대 의복론처럼 몇 페이지씩 빨려 들어가게 만들었음
    • 더 웃긴 건 마음에 든 책이 있으면 그 양옆 책까지 같이 뒤적이게 됐다는 점임
  • 저자는 이 경험을 '필터링된 독학'이라고 부름

    • 도서관 분류 체계와 연구 도서관 사서들이 이미 책을 정리하고 걸러둔 상태였기 때문
    • 게다가 반납된 책이라는 건 누군가 실제로 빌려 읽었다는 뜻이라, 완전 랜덤이 아니라 오래 살아남은 독자층이 있는 책들이었음

구글 검색과 AI 시대의 아쉬움

  • 요즘 대학생이 자료를 찾으라고 하면 거의 무조건 구글부터 켜는데, 저자는 이 방식이 예전 연구 도서관 서가를 어슬렁거리던 경험보다 훨씬 별로라고 봄

    • 예를 들면 도서관의 GR 830 서가, 그러니까 대충 '고스트버스터즈가 읽을 법한 책들' 근처를 둘러보는 식의 탐색이 있었다는 것
    • 검색창은 빠르지만, 좋은 책들이 의도치 않게 옆에 붙어 있는 물리적 우연성은 거의 사라짐
  • 문제는 도서관도 예전 같지 않다는 점임

    • 열린 서가와 낡고 이상한 책들이 있던 공간이 러닝 랩, 디지털 혁신 허브, 잡담과 간식용 좌석으로 바뀌고 있음
    • 오래된 책들은 전자판으로 대체되거나 폐기되는 경우도 늘고 있음
  • 그래도 저자는 논픽션 책 자체의 품질은 여전히 엄청 높다고 봄

    • 논픽션 독서가 AI 챗봇, 팟캐스트와 경쟁하면서 줄어드는 중이지만, 오히려 형식 자체로는 황금기일 수 있다는 주장
    • 핵심은 'AI가 글을 많이 만든다'가 아니라 '좋은 글을 찾는 능력이 더 귀해졌다'는 쪽에 가까움

중요

> 저자가 만든 색인의 규모는 약 6,500권임. 그냥 추천 목록이 아니라, 주요 논픽션 상 후보작과 수상작을 모아 검색 가능한 긴 꼬리 데이터베이스로 만든 게 포인트임.

논픽션 책 색인을 만든 이유

  • 저자는 이번 여름에 고품질 논픽션 책의 긴 꼬리를 검색할 수 있는 무료 플랫폼을 만들었다고 함

    • 품질을 객관적으로 정의하긴 어렵지만, 주요 논픽션 상을 받았거나 최종 후보에 오른 책은 대체로 눈에 띄게 좋았다는 경험을 기준으로 삼음
    • 영어권 주요 논픽션 상들을 세고, Claude와 GPT-5.6을 써서 위키피디아 같은 온라인 자료에서 수상작과 후보작 목록을 모았음
  • 이 프로젝트에서 AI가 한 일은 '책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책을 찾기 쉽게 만드는 것'에 가까움

    • 데이터 수집과 코드 작성에는 AI 도구를 썼지만, 콘텐츠의 가치는 여전히 수상작과 후보작이라는 인간 선별 구조에서 나옴
    • 의미 검색(Semantic Search)은 저자가 현재 AI 도구 중 제일 마음에 들어 하는 기능이라고 함
    • 이유는 간단함. 연구자가 원래 하던 텍스트 검색 워크플로를 더 좋게 만들어주기 때문임
  • 검색도 단순 키워드 검색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감

    • '현대 프랑스', '사회사' 같은 평범한 검색어도 가능함
    • 동시에 '놀랍게도 이상한 고전 전기' 같은 애매한 감각의 검색어도 임베딩 모델이 약 6,500권 중에서 그럴듯한 책을 끌어옴
    • 결과가 가끔 이상하게 느껴질 때도 있는데, 저자는 바로 그 점이 좋다고 함. 잘 가꿔진 정원에서 랜덤 워크하는 느낌이 되살아나기 때문임

알고리즘 추천과 다른 발견 방식

  • 저자는 이 검색이 특히 '이 책과 비슷한 책'을 찾을 때 강하다고 말함

    • 예를 들어 슈테판 츠바이크의 전쟁 전 빈 회고록을 감명 깊게 읽었다면, 비슷한 분위기의 책을 검색해서 들어본 적 없는 후보를 찾을 수 있음
    • 아마존 추천처럼 지금 잘 팔리는 책을 밀어주는 방식과는 결이 다름
  • 책 데이터를 모으다 보니 시각화도 만들 수 있었음

    • 약 5,000권의 책 표지를 색상별로 배열한 시각화도 만들었다고 함
    • 출판사와 임프린트가 지난 100년 동안 논픽션 상에서 어떤 성과를 냈는지 보는 차트와 순위도 만들었음
  • 특히 흥미로운 사례로 데이비드 레버링 루이스의 W.E.B. 듀 보이스 전기가 나옴

    • 1993년에 주요 상을 4개나 받은 책이라 색인에서는 거의 최상위권에 있음
    • 그런데 현재는 절판 상태고 아마존 판매 순위가 100만 위 밖이라, 일반 추천 알고리즘에서는 튀어나오기 어려움
    • 저자는 중고로 약 4달러에 살 수 있고 실제로 아주 좋다고 말함. 이게 바로 긴 꼬리의 맛임

논픽션 황금기는 어떻게 가능했나

  • 저자는 좋은 논픽션의 황금기가 언제 시작됐는지도 생각해 봄

    • 퓰리처 논픽션상이 생각보다 늦은 1962년에 시작됐다는 점도 언급함
    • 논픽션 상의 수는 1970년대, 1980년대, 1990년대를 지나며 늘다가 2014년쯤 정점을 찍고, 2020년 이후에는 느린 하락 가능성도 보인다고 함
  • 저자는 전후 시대의 도서관과 아카이브가 지식 생산 방식을 크게 바꿨다고 봄

    • 제트기가 등장하면서 작가와 연구자가 여러 대륙을 오가며 취재할 수 있게 됨
    • 계급, 인종, 젠더 장벽이 완화되면서 희귀본 도서관 같은 엘리트 공간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이 늘어남
    • 이 변화는 새로운 질문도 열었는데, 예컨대 1965년 이전 전기 작가들이 인물의 성적 지향을 거의 파고들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옴
  • 초기 디지털 기술도 논픽션 품질에 영향을 줬을 수 있음

    • 미국 의회도서관 분류법과 1960년대 후반의 기계 판독 목록 표준(MARC)은 책을 정리하고 분류하기 쉽게 만들었음
    • 출처 확인과 고품질 주석 작성도 쉬워졌고, 이건 좋은 논픽션의 기본 체력에 가까움
    • 방송 뉴스, 기묘한 TV 인터뷰 쇼, 책의 영화화 루트도 저자들에게 새 동기와 노출 경로를 제공했음
  • 저자의 주관적 결론은 꽤 선명함

    • 20세기 내내 논픽션 글쓰기 품질은 전반적으로 좋아졌고,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에 정점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
    • 지금 하락 중인지는 별도 논쟁거리지만, 적어도 좋은 논픽션의 긴 꼬리는 아직 엄청나게 풍부하다는 입장임

기술 맥락

  • 이 글에서 기술적으로 제일 재밌는 선택은 생성형 AI로 책 소개문을 새로 뽑아낸 게 아니라, 이미 검증된 책 목록 위에 의미 검색을 얹었다는 점이에요. 왜냐하면 문제의 핵심이 '콘텐츠를 더 만들기'가 아니라 '좋은 콘텐츠를 발견하기'였거든요.

  • 약 6,500권 규모의 말뭉치라면 전통적인 키워드 검색도 가능하지만, 사용자가 늘 정확한 단어를 아는 건 아니에요. 그래서 임베딩 기반 검색을 쓰면 '전쟁 전 유럽 회고록 같은 느낌'처럼 흐릿한 의도도 어느 정도 받아낼 수 있어요.

  • 여기서 AI의 역할은 판단자가 아니라 보조 도구에 가까워요. 어떤 책이 좋은지는 논픽션 상의 후보와 수상 이력이라는 외부 신호가 먼저 걸러주고, 임베딩 모델은 그 안에서 이동 경로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해요.

  • 개발자 입장에서는 이게 꽤 실용적인 패턴이에요. 무작정 챗봇을 붙이는 대신, 사람이 신뢰하는 데이터셋을 먼저 만들고 그 위에 검색 품질을 높이는 AI를 붙이면 결과의 예측 가능성이 훨씬 좋아지거든요.

AI가 콘텐츠를 대량 생산하는 시대에 오히려 '좋은 입력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가 더 중요해졌다는 글이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생성형 AI보다 임베딩 검색이 더 조용하지만 실용적인 AI 활용이라는 점도 꽤 흥미로운 포인트다.

댓글

댓글

댓글을 불러오는 중...

general

삼성, 여권 비율 갤럭시 Z 폴드8과 AI 스마트 글래스를 런던서 공개

삼성이 런던 언팩에서 갤럭시 Z 폴드8, Z 플립8, Z 폴드8 울트라, 워치9, 워치 울트라2, 구글과 공동 개발한 스마트 글래스를 공개했음. 폴드8은 201g으로 역대 폴드 중 가장 가볍고, 스마트 글래스는 카메라 기반 AI 기능을 앞세워 메타 중심의 시장에 도전장을 낸 모양새임.

general

레딧이 이제 ‘그냥 HTML’도 위험하다고 말하기 시작함

레딧이 로그인하지 않은 사용자의 old.reddit.com 접근을 막으면서, 이유로 ‘안전’과 ‘스크래핑 방지’를 내세웠다는 글이다. 글쓴이는 실제로 구형 레딧과 신형 레딧을 비교하며, 문제의 본질은 보안이라기보다 사람들의 대화 데이터가 대규모 언어 모델 시대의 귀한 자산이 된 것 아니냐고 비꼰다.

general

Late.sh, 터미널에서 들어가는 개발자용 클럽하우스

Late.sh는 SSH로 접속하는 터미널 기반 커뮤니티 공간이고, 선택형 CLI 바이너리를 설치하면 음성방, 라디오, 이미지 붙여넣기 같은 기능까지 붙는다. 개발자들이 누가 접속해 있는지, 뭘 만드는지, 일감에 열려 있는지도 TUI 안에서 프로필로 공유할 수 있게 만든 실험에 가깝다.

general

“직원은 AI로 대체한다면서 CEO는 왜 예외임?”을 찌르는 풍자 사이트

OverpAId는 실제 제품이 아니라, AI 자동화와 임원 보상 논리를 비꼬는 풍자 사이트다. 글은 기업들이 지원 업무, 공급망, 코드 작성은 AI가 대체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정작 추상적 의사결정과 발표를 맡는 경영진은 자동화 논의에서 빠지는 모순을 찌른다. 마지막에는 AI가 결정을 내렸을 때 책임 소재가 사라지는 문제도 같이 던진다.

general

코드를 2차원으로 쓰면 뭐가 달라질까

이 글은 프로그래밍 언어가 꼭 왼쪽에서 오른쪽으로만 흘러야 하냐는 질문에서 출발해, 2차원 공간을 쓰는 식 표현과 연산자 정의를 실험한다. 닭장 자동문 예시, 양자컴퓨팅의 보조 비트 초기화, 3비트 덧셈기까지 이어지면서 공간적 문법이 사고방식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보여준다.